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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rp Spoon

세상을 뒤집은 영국의 현대미술 [Part 1]

2020.07.11

 

 

 

 

 

데미안 허스트와 YBA, 그리고 찰스 사치

 

 

 

 

 

 


 

 

 

 

 

이들에 대한 글은, 쓰기 전부터 고민이 앞섰다. 

 

 

 

 

예술에 대한 물음표, 세상을 놀라게 했던 작품들, 작품에 표현한 현대사회, 영국의 젊은 미술인들, 컬렉터와 예술가의 관계, 예술 작품 가격의 형성 등 쓰고 싶은 이야기가 한 가득 이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미술의 중심이 파리에서 뉴욕으로 넘어오고, 모두가 새로운 화풍에 빠졌을 때 자신만의 철학이 담긴 예술로 세상을 놀라게 했다. 기회를 스스로 기회를 만들었고, 이는 곧 한 컬렉터와 운명적인 만남을 성사시켰다. 현재는 미술계의 거장들로 우뚝 솟았으며, 계속해서 세상에 자신의 철학이 담긴 예술 작품으로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들의 작품은 동경과 비판을 동시에 받으며 오늘날에도 역사를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영국에 센세이션을 일으킨 젊은 영국의 아티스트들의 모임 'YBA(Young British Artist)', 그곳에서 운명적으로 만나 YBA를 키운 기업가이자 컬렉터 '찰스 사치(Charles Saatchi, 1943~ )', 그리고 이 이야기들의 중심이자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그 본질을 묻는 예술가 '데미안 허스트(Demien Hirst, 1965~ )'의 이야기이다.

 

 

 

 

 

 

 

 

 

 

 

YBA (Young British Artist)

 

 

 

 

《프리즈(Freeze)》의 오프닝 파티, @Widewalls | Modern & Contemporary Art Resource

 

 

 

 

 

 

YBA는 현재 영국뿐만 아니라 현대 미술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현존하는 역사 속 그룹이다. 그리고 그들을 알린 시작은, 1988년 런던에 위치한 골드스미스 학생들의 그룹전 《프리즈(Freeze)》이다. 

 

 

 

 

많은 미술대학 학생들이 그러하듯 졸업을 앞둔 그들도 고심이 많았다. 당시에는 제2차 세계대전 후 많은 예술가들이 파리에서 뉴욕으로 거처를 옮기며, 미술의 주요 이슈가 뉴욕에서 한창 피어나고 있을 때였다. 액션 페인팅으로 미국의 자유까지 상징했던 '잭슨 폴록(Jackson Pollock, 1912~1956)'과 미국 팝아트의 제왕인 '앤디 워홀(Andy Warhol, 1928~1987)'을 지나서 단순하고 간결한 미니멀리즘까지, 철옹성처럼 두터운 미술세계가 현실 속에서 졸업을 앞둔 영국의 미대생들 앞에 있었다.

 

 

 

 

 

 

그룹전《프리즈(Freeze)》의 도록, @Southwark Notes

 

 

 

 

 

 

 

그들은 현실세계에 대한 순응 대신 진격을 선택했다. 

 

 

 

데미안 허스트를 중심으로 골드스미스의 학생들은 허름한 창고를 빌려서 그룹전 《프리즈(Freeze)》를 기획했다. 그들은 이 전시를 위해 전문적인 전시 도록을 제작하며 주요 갤러리와 미술업계 관계자들에게 초청장을 보내고, 주요 인사는 직접 모시고 오는 등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특히 데미안 허스트는 갤러리에서 근무한 이력으로 더 치밀하고 열정적으로 전시를 기획했고, 그 덕분에 《프리즈(Freeze)》는 미술업계의 주요 인사를 모은 전시회가 되었다. 그곳에 온 유명인사 중에는 당시 광고재벌이자 미국의 미술작품들을 수집했던 유명 아트 컬렉터찰스 사치도 있었다.

 

 

 

 

 

 

 

 

 

데미안 허스트 , @Damien Hirst and Science Ltd

 

 

 

 

 

 

 

 

미술업계의 인사들 앞에서 자신의 작품을 선보이는 '기회'가 온다면 어떤 작품을 내놓아야 할까. 

 

 

당시 가장 유행하는 스타일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따라서 유명 컬렉터에게 그림을 팔고 싶다면, 그들은 충분이 이 기회를 '사고 싶은 그림이 많은 전시회'로 활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당시 참여했던 YBA학생들은 트레이시 에민, 게리 흄, 리암 갈릭 등이었다. 특히 이들을 이끈 수장이 데미안 허스트였으니, 이 기회를 그림을 파는 목적성을 넘어서 그들 스스로를 표현하는 전시회로 각인시키게 된다. 

 

 

 

 

 

대표적으로 YBA의 수장 데미안 허스트 을 선보였다. 작은 구멍으로 연결된 두 개의 큰 유리관이 있는 작품이다. 첫 번째 유리관에는 죽은 소의 머리가, 그 옆의 두 번째 유리관에는 파리들이 있었다. 굶주린 파리들은 죽은 소의 머리를 먹기 위해 작은 구멍을 통과해야 했는데, 소의 머리 위에는 벌레를 감전시켜서 죽이는 장치가 설치되어 있었다. 따라서 살기 위해 넘어온 공간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상황을 현장에서 보여주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썩어가는 소의 머리와 그 주변의 널브러진 파리 시체들이 관람자들을 맞이했다. 아이러니했던 건 이 작품은 '죽음'이 아닌 '생'을 보여주기도 했는데 소의 머리에서 알을 깐 구더기가 다시 파리가 되기도 했던 것이다. 물론 그 파리들도 위의 장치에 의해 다시 죽음을 맞이하는, 완벽한 '삶과 죽음'을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 예술이란 무엇일까 '

 

 

 

 

 

오랜 시간 동안 예술가들은 이 질문을 세상과 그들 스스로에게 던졌다. 이에 대한 답으로 그리는 행위를 예술로 표현하고, 예술가 본인이 스타가 되기도 했으며, 단색으로 채워진 공간에 울고 웃는 감동을 느끼며 끊임없이 예술에 대한 본질을 질문했다. 그들의 공통점 한 가지는 '추한 것'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진 않았던 것이었다. 예술에는 기본적으로 '아름다움'이 내재되어 있었다. 그런데 영국에서 졸업을 앞둔 이 젊은 화가가 '삶과 죽음'을 통해 예술의 다른 면을 소개했고, 관람자들은 현장에서 그들의 의도와 상관없이 '삶과 죽음'을 바라봤다. 놀라움과 경악이 뒤섞인 충격적인 작품이었다.

 

 

그리고 운명적으로 이 작품과 그들의 재능을 찰스 사치가 알아보게 되었다. 찰스 사치는 당시 미국의 문화 예술에 빠져있었으며, 미니멀리즘의 작품들을 컬렉팅 하는 컬렉터였다

 

 

 

 

그런데 이 전시를 계기로 그의 컬렉팅도 급변하게 된다.

 

 

 

 

 

 

 

 

 

좌) 그룹전 《센세이션(SENSATION)》의 포스터, 우) 전시회 현장 사진 @Widewalls | Modern & Contemporary Art Resource

 

 

 

 

 

 

 

 

어느덧 YBA의 작가들은 골드스미스 대학 출신을 넘어서 자신의 철학과 소신으로 작품세계를 형성해가는 영국의 다양한 대학교 출신의 아티스트로 확장된다. 이들의 공통점은 찰스 사치가 후원하며 컬렉팅을 하는 것이었고, 그의 컬렉팅 명단에 든 작가들은 여러 컬렉터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1997년, 그들은 다시 한번 센세이션을 일으킬 전시회를 기획했다. 이번에는 든든한 후원 가인 찰스 사치가 함께했고 장소도 왕립 미술 아카데미(Royal Academy of Arts)였다. 이 전시를 통해 그들은 영국의 유명 아티스트 반열에 올라서는데, 보수적인 영국 사회에 또다시 충격을 던질 그룹전 《센세이션(SENSATION)》이었다. 

 

 

 

 

전시회의 안내문에 '관람객에게 혐오감을 줄 수 있는 작품이 있으며, 자녀 동반 여부는 부모의 판단에 맡긴다'라는 경고문이 붙었다. YBA는 데미안 허스트뿐만이 아니라 각각의 개성과 철학이 있는 영국의 젊은 아티스트 그룹이었기에, 그들의 작품들 역시 '누군가에게 화두를 던질만한 충격적인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데미안 허스트 <분리된 엄마와 아이(Mother and Child, Devided)>

 

 

 

 

 

 

 

데미안 허스트는 찰스 사치에게 후원을 받아 충격적인 작품을 선보이고 있었다. 그는 <분리된 엄마와 아이(Mother and Child, Devided)>를 통해 1995년 터너상을 수상할 정도로 자신만의 이력을 쌓고 있었는데, 이 작품은 젖소의 시체를 반으로 갈라서 유리관 안에 넣고 그 사이를 관람객들이 지나가며 장기를 볼 수 있도록 제작된 작품이었다.

 

 

 

 

'분리된'의 의미가 엄마와 아이뿐만 아니라, 그들의 몸도 포함되었으니 생과 사를 논하기에는 매우 자극적이었다. 이 작품의 사진들이 교묘하게 장기를 가려서 찍힐 정도이니 실제로 본 이들의 충격은 대단했다. 그러나 더 이상 그는 이름이 없는 '영국의 철없는 예술가'는 아니었다. 찰스 사치의 후원을 받으며 이미 매우 단단한 입지를 만들어가고 있었고, 더 이상 그를 제외하고는 현대 미술을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였다. 당연히 그런 그가 선보인 작품에 대한 충격은 이전보다 더 강했다. 

 

 

 

 

 

 

 

 

 

마커스 하비 <마이러(Myra)>

 

 

 

 

 

 

 

또한 이번 전시로 이름을 알린 영국의 작가 마커스 하비(Marcus Harvey)의 작품도 논란을 피할 수 없었다. 가로 세로의 크기가 약 3m가 넘어서 성인의 키를 훌쩍 뛰어넘는 한 여성의 얼굴이 그려진 이 작품은 발표와 동시에 논란에 휩싸였다. 아이들이 손바닥을 찍으며 완성시킨 초상화일 뿐이었지만, 작품 속의 주인공은 영국의 소아 연쇄 살인마였던 '마이러 힌들러(Myra Hindly)'였기 때문이다. 이런 인물을 주인공으로 선보였다는 것도 매우 충격적인 사실인데, 이 작품을 아이들의 손으로 완성시켰다는 점에서 당시 많은 논란과 비판을 받기에 충분했다.

 

 

 

 

따라서 《센세이션(SENSATION)》은 여러 반대 시위와 시위자들의 전시장 진입으로 작품 외에도 늘 이슈를 만들어냈다. 이러한 이슈는 전시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수십만의 관람객들은 전시를 보기 위해 전시장을 찾았고 전시의 대성공으로 이어졌다. 

 

 

 

 

 

 

 

 

 

 

책 '나, 찰스 사치, 아트 홀릭' @네이버 책

 

 

 

 

 

 

 

 

 

" My Name is Charles Saatchi And I AM An Artholic "

 

내 이름은 찰스 사치이다. 그리고 나는 예술에 미쳤다

 

 

 

 

 

 

 

 

《센세이션(SENSATION)》을 계기로 YBA예술가들은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그들이 던진 ‘예술’에 대한 물음표와 그들 작품 속에서 표현하는 현대사회에 던진 질문은 많은 이들에게 영감과 충격을 동시에 주었기 때문이다. 

 

 

 

그들을 알아보고 후원했던 컬렉터 찰스 사치도 예술계에서의 입지가 더욱 단단해졌다. 그가 구매한 신진 작가는 미술업계의 화두였고, 그가 구입한 작품은 훗날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가격이 올랐다.

 

 

 

 

그러나 흥미로운 부분은, 영국 현대미술을 넘어 세계 미술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찰스 사치가 동경과 동시에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의 사생활을 조롱하는 예술가의 작품도 등장할 정도였다. 그리고 그와 함께 성장한 데미안 허스트와는 어느덧 남보다 못한 사이로 멀어져 있었다. 그의 업적으로만 본다면 칭송을 받아도 모자랄 판에, 무엇이 그를 비판의 대상으로 만들었으며 왜 데미안 허스트와는 이전과 같은 관계가 유지되지 않을까.

 

 

 

 

 

그들이 바꿔놓은 영국 미술계의 이야기, 다음 편에 이어서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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