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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rp Spoon

미술작품을 감상하는 노하우

2020.08.04

 

 

 

 

 

 

 

 

전시회에서 작품을 이해하는 방법

 

 

 

 

 


 

 

 

 

 

 

 

 

 

코로나 19로 인해 잠시 주춤했던 미술관의 '도슨트 바람'이, 다시 관람객들의 마음을 살랑이며 전시에 흥미를 더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시 관람을 도슨트의 설명 시간에 맞추는 관람객도 많아지면서, 도슨트를 향해 '피리 부는 사람'이라는 별명까지 붙여지는 추세이다. 이에 대부분의 미술관과 갤러리는 도슨트를 각 전시마다 필수적으로 배치하면서 관람객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왜 관람객들은 도슨트의 작품 설명을 반길까.

 

 

 

 

SNS에 도슨트 관람평을 살펴보면, '도슨트님 설명 덕분에 작품 이해가 더 쉬워졌어요'라는 평이 대부분이다. 미술 작품에 대한 해설로 작품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는 것, 관람객들이 전시를 통해 기대하는 부분과 맞물렸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번 글에서는 '미술작품을 감상하는 노하우'를 소개하고자 한다. 물론 오늘 글에서 이야기하고 싶은 '감상'은 엄연히 따지면 '이해'에 더 가깝다.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작품을 이해하는 감상'을 하고 싶은 이들을 위한 '감상법'이다.

 

 

 

 

미술과 친해지고 싶지만 그 방법을 모르는 이들을 위해, 미술관에서 작품을 감상하는 노하우를 소개한다.

 

 

 

 

 

 

 

 

 

 

 

1. 나에게 맞는 작품 감상법 찾기

 

 

 

 

 

 

구스타프 클림트 <피아노 앞의 슈베르트 II>

 

 

 

 

우선 감상을 하는 주체인 ''에 대해서 먼저 생각해보자. 

나는 전시회에 가면 어떤 사람일까. 예를 들어, 도슨트가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림설명을 하고 있다. 나라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1) 도슨트가 설명하는 무리에 껴서 함께 작품 설명을 듣는다

 

 

(2) 도슨트의 설명 대신 나 홀로 작품을 감상한다

 

 

 

 

 

만약 위의 질문에 (2)를 선택했다면, 아래의 보기도 선택해보자.

 

 

 

(2-1) 내가 어떻게 느끼는지, 내 경험과 생각을 중심으로 감상한다

 

 

(2-2) 다른 작품과 비교하며 공통점과 차이점을 살펴본다

 

 

 

 

 

 

먼저 (1)을 선택한 사람은 '수용적 감상'이 잘 어울리는 사람이다. 수용적 감상이란 도슨트와 같이 다른 이의 의견을 들으며 작품 설명을 듣는 방법이다. 도슨트 외에도 오디오가이드나 어플을 통해 작품을 감상하는 것도 여기에 속한다. 이들은 타인이 설명하는 작품의 해석과 설명을 통해 작품을 바라보고 감상하는 것을 선호한다.

 

 

 

 

 

다음으로 (2-1)을 선택한 사람은 '비판적 감상'이 잘 어울린다. 비판적 감상이란 자신의 사고와 생각을 중심으로 작품을 감상하는 방법이다. 다른 이의 의견보다는 본인 스스로가 느낀 감정이나 생각으로 작품을 바라보는 방법이다. 이때 본인의 경험에 비추어서 작품을 해석하기도 하며, 다른 이의 의견 대신 본인에게 느껴진 감상을 중심으로 작품을 해석하고 평가한다.

 

 

 

 

 

마지막으로 (2-2)를 선택한 사람은 '비교 감상'이 잘 어울린다. 비교감상은 작품들을 비교해보며 스스로 다른 부분을 찾아내고, 학습하는 감상 방법이다. 예를 들어 클림트의 <피아노 앞의 슈베르트 II>를 보며, 그의 작품 중 유명한 작품인 와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해서 설명하는 것이다. 왜 작가는 그 작품에 비해 이 작품을 이렇게 표현했는지, 작가의 가치관 혹은 시대적으로 달라진 부분이 어떤 것이었는지 스스로 학습하는 방법이다.

 

 

 

 

 

 

그렇다면 만약 전시장에서 관계자가 안보이거나, 나만의 기준으로 작품을 감상하고 싶은 경우에는 어떤 기준으로 작품을 감상해야 할까. 

미국의 미술 교육자인 펠드만(E. B. Feldman)은 비평 4단계로 '미술 감상법'을 소개했다. 여러 매체에서는 펠드만의 감상법을 이해를 돕고자 '소개팅'으로 예를 들어서 설명하는데, 이 글에서도 소개팅과 비교하며 그의 감상법을 따라가 보자.

 

 

 

 

 

 

 

 

 

 

 

2. 소개팅할 때 어떤 순서로 보세요?

 

 

 

 

만약 주변에서 좋은 사람이 있다며 소개팅을 제안할 때, 가장 먼저 무엇을 물어볼까. 각자의 성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부분은 '외모는 어때' 혹은 '사진은 있어?'라며 외형적인 것을 먼저 확인한다. 작품도 마찬가지다. 전시회에 가기 전에 '가면 어떤 그림이 있어?'라며 작품을 먼저 보려는 것, 그것이 감상의 시작이다. 그리고 펠드만은 이러한 미술감상을 '서술, 분석, 해석, 판단'의 4단계로 정의했다.

 

 

 

 

 

 

@Why the Mona Lisa Isn’t Actually That Great of a Masterpiece(6.24.2019), Frenchly

 

 

 

 

 

 

 

첫 번째 단계인 '서술'은 외형적인 모습을 관찰하는 것이다. 소개팅 상대의 얼굴을 보고, 이름을 확인하고, 키는 얼마나 크고 작은지, 체격은 어떠한지 관찰하는 것이다. 작품에 대입해보면 작품의 전체적인 느낌과 사이즈, 제목은 무엇이고 대상은 무엇을 그렸는지 등을 살펴보는 단계이다. 

 

 

 

 

전 국민이 모두 아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를 예로 들어보자. 작품 제목은 <모나리자>로 지긋이 관람자를 바라보는 한 여성을 그렸다. 그녀는 어깨까지 내려오는 머리 기장으로 눈썹이 없고 묘한 미소를 띤다. 가로 53 x 세로 77cm의 크기이며, 유화로 그린 작품이다.

 

 

 

 

 

 

 

 

 

 

좌) 레오나르도 다 빈치 <모나리자> 부분도, 우) 키스 해링 <빛나는 아기>

 

 

 

 

 

 

 

 

두 번째 단계인 '분석'은 그림의 형식을 분석하는 것이다. '서술'은 객관적인 자료를 토대로 누구나 할 수 있다면, '분석'은 조금 더 관심을 갖고 자세하게 살펴봐야 하는 작업이다. 소개팅 상대가 어떤 옷을 입었고 어떤 취미를 갖고 있는지, 무엇을 좋아하며 어떤 반응을 하는지 면밀하게 보는 것과 같다. 작품에서의 분석도 어떤 기법으로 그렸는지, 선의 굵기와 색의 선명도 등을 분석하는 것이 이에 해당된다. 

 

 

 

 

 

다시 <모나리자>를 예로 들어보자. <모나리자>는 '스푸마토 기법'으로 그린 작품이다. 스푸마토 기법이란, 뚜렷한 윤곽선 대신 경계선을 명확하게 구분하지 않고 부드럽게 처리한 음영법이다. 팝 아티스트 키스 해링의 대표작 <빛나는 아기>와 비교해보면 특징이 더 뚜렷하게 보인다. 키스 해링이 굵은 윤곽선을 사용한 것에 비해 모나리자의 윤곽선은 부드럽고 자연스럽다. 또한 <모나리자>가 다양한 색을 사용해서 밝고 어두움을 표현했다면, <빛나는 아기>는 세 가지의 색으로 뚜렷하고 선명한 느낌을 주고 있다. <모나리자>가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점점 알아가는 재미가 있는 상대라면, <빛나는 아기>는 시각적인 강렬함과 명료한 성격을 지닌 상대이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모나리자>

 

 

 

 

 

 

 

 

세 번째 단계인 '해석'은 '서술'과 '분석'으로 작품을 해석하는 단계이다. 소개팅에서 외형과 키, 이름, 체격 등을 확인한 후 이야기를 나누며 그 사람에 대해 알아간 후 '그래서 이 사람이 그런 말을 했구나', '행동을 하고 있구나'등을 해석하는 것이다.

 

 

 

 

작품의 배경과 당시의 상황, 작가가 표현하고자 했던 것, 작품 혹은 대상이 의미하는 것이 여기에 속한다. <모나리자>에서 우선 '모나(Monna)'는 유부녀 이름 앞에 붙이는 이탈리아어다. 우리말로 바꾸면 '~여사'로, 작품의 제목을 해석하면 '리자 여사'가 되는 것이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이 그림을 얼마나 아꼈던지, 그는 죽을 때까지 이 작품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직접 가지고 다니면서 수십 년에 걸쳐서 그리며, 모델이 된 여성의 아름다움을 천천히 화폭에 옮겼다. 덩달아 다빈치가 오랜 시간 그림을 그리며 점차 실력이 향상되었으니 <모나리자>는 그의 평생에 걸친 대작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었다. 모델을 빼고 배경만 봐도 한 편의 멋진 풍경화가 보일 정도이니, 동시대의 다른 작품들 중에서도 단연 으뜸으로 손꼽힌다. 때문에 그의 다른 작품들 중에서도 특히 <모나리자>의 가치가 더 높게 평가되며, 현재는 루브르 박물관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남아있다.

 

 

 

 

 

 

 

 

 

@Famous Works Of Art That Have Been Stolen(8.27.1911), Sunday Magazine

 

 

 

 

 

 

 

이제 마지막 단계인 '판단'이다. 모든 것을 종합해서 판단하고 평가하는 것이다. 소개팅 상대가 나와 잘 맞는 사람인지, 한번 더 만날 의향이 있는지 등이다. 내 스타일은 아니나 그 자리가 너무 재미있어서 상대가 더 궁금할 수도 있고, 혹은 너무나도 불편해서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을 수도 있다. 

 

 

 

 

판단 단계는 오롯이 나의 몫이므로, 작품이 나에게 주는 영감을 바탕으로 하나씩 점검해보면 좋다. 어떤 부분이 감동으로 다가왔는지, 작품이 주는 스토리인지 작품 자체의 기법이나 모델의 아름다움인지, 그래서 나는 이 작품을 좋아하는지 등을 평가하는 것이다. 물론 판단은 주관적인 것이기 때문에 환경이나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다.

 

 

 

 

예를 들어, 과거의 <모나리자>는 지금처럼 열렬한 사랑을 받는 작품이 아니었다. 작품의 의의와 가치, 아름다움을 인정받아서 루브르에 있었지만 철통 보안 속에 있지도 않았다. 다른 여러 유명한 작품들과 같이 한쪽 벽에 걸려있던 다빈치의 초상화였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도난사건을 겪게 되었는데, 이를 계기로 <모나리자>를 그리워하는 국민들이 늘어나면서 반환 후에는 루브르의 안방마님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국민 개개인의 작품에 대한 판단이 도난사건을 계기로 바뀐 것이다.

 

 

 

 

 

 

 

3.  전문가들이 조금 더 보는 것들

 

 

 

 

앙리 마티스 <춤>

 

 

 

 

 

 

 

 

그렇다면 전문가들의 '감상법'은 어떨까.

 

 

 

소개팅도 많이 해본 사람이 더 잘한다고, 많은 작품을 봤다면 아는 지식이 더 많고 찾아보려는 부분이 조금 더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여러 각도와 방향, 그리고 작품 외에 다른 부분까지 살펴보는 것이다. 

 

 

 

 

만약 아티스트 혹은 전시해설가라면 관람객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까지 둘러볼 것이다. 작품의 양쪽 옆과 아래, 사선 방향 등 일정 거리 외에서 체크할 것이다. 이를 통해 보이지 않는 곳까지 신경을 잘 썼는지, 마감은 어떻게 했는지, 옆에 살짝 삐져나온 색을 보며 밑색은 어떤 것으로 칠했던 건지 유추까지 해볼 수 있다. 전시 기획자라면 어떤 공간에 어떤 작품을 배치했는지, 작품의 배치 순서는 어떤 흐름인지, 조명의 밝기는 어떻고 어느 부분에 초점을 맞춰서 비췄는지 등을 조금 더 파악할 수 있다. 

 

 

 

 

물론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데 있어서 정답은 없다. 예술가, 비평가, 전시 기획자, 도슨트 등 각자의 역할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씩 다른 것뿐 특별한 것은 아니다. 따라서 작품을 잘 감상하고 싶다면 각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바라보고 느끼면 되며, 더 잘 이해하고 싶을 때에는 위와 같은 방법으로 직접 해석해보고 감상을 해보자. 아무리 소개팅 주선자가 좋은 상대라고 추천을 해줘도 나에게 맞는지 여부는 본인이 결정하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에 좋은 전시들이 조심스럽게 막을 열고 있다. 위의 감상법을 토대로 나를 알고, 작품을 바라보며 '나만의 작품'을 찾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작품은 매 순간 평등하게 같은 자리에서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그러니 한발만 더 다가가보자. 아마 새로운 세계가 펼쳐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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