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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rp Spoon

미술사와 함께 한 미술 전시이야기

2020.10.01

 

 

 

 

 

 

전시회 A to Z

 

 

 

 

 

 

 


 

 

 

 

 

 

 

 

 

미술사에서 작가와 작품만큼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가 있다.

바로 '전시회'이다. 

 

 

 

 

 

작가는 전시를 통해 자신의 작품을 소개하고, 새로운 컬렉터를 만나는 기회를 갖는다. 컬렉터도 전시를 통해 작가의 작품을 구매하거나 그 성격에 따라서 미술의 흐름을 파악할 수도 있다. 특히 오늘날에는 각 작품의 개성만큼이나 아트페어와 비엔날레, 그리고 온라인 전시회까지 다양하게 분류가 되어서 미리 알면 더 쉽게 접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전시회는 언제 어떤 개념으로 생겨났으며, 무엇이길래 이토록 오랜 기간 우리와 함께 해온 것일까?

 

 

 

 

 

 

누구나 알지만 쉽게 설명하기 어려운, '전시회 이야기’를 소개한다.

 

 

 

 

 

 

 

 

 

 

 

 

 

 

*전시(展示): 여러 가지 물품 따위를 벌여 놓고 사람들에게 보임

 

 

@Photo: David Heald, Solomon R. Guggenheim Foundation/ Artnet news(2019.12.24)

 

 

 

 

 

 

 

 

 

 

오늘날에는 다양한 전시의 이름들이 있다. 

 

 

 

 

상설전, 특별전, 아트페어, 비엔날레 등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이름들이 모두 전시회이다. 이들 전시회는 기획의도와 시기에 따라 작품의 성격만큼 다양한 유형으로 컬렉터들을 만나고 있다. 어떤 전시는 매년 같은 공간과 자리에서 열리며, 또 어떤 전시는 2~3년에 한 번씩 열리기도 한다. 한국의 갤러리만을 모아놓고 소개하는 전시회가 있고, 하나의 주제로 기획되어서 공간의 구성까지 마치 잘 짜인 공연처럼 개최하는 전시도 있다.

 

 

 

 

 

 

전시의 시작을 알려면 고대로 올라가야 한다. 

고대의 전시란 신성한 물건을 진열하는 의미였는데, '여러 가지 물품 따위를 벌여 놓고 사람들에게 보임'이라는 전시의 의미를 알면 이해하기 쉽다. 전시는 진열과 배치의 의미를 갖고 있었으며, 중세에서는 높은 문맹률을 고려해서 '신의 교리를 잘 전달하고자' 종교적 수단 중 하나로 사용되었다. 이후 르네상스에서는 부의 상징과 개인의 컬렉션을 선보이는 목적이었으니, 과거의 전시란 '타인에게 보여주는 것을 목적'이었다.

 

 

 

 

 

그랬던 전시가 오늘날에는 '기획'의 의미가 추가되었다.

 

 

 

 

 

진열하고 배치하는 것을 넘어서 기획을 하는 의미가 들어가면서, 큐레이터와 전시 디자이너 등 직업과 일이 세분화되었다. 전시를 위해 기획안을 작성하고 관람객 개발을 연구하며 공간을 구성하기 시작한 것이다. 

1789년 프랑스혁명 이후 박람회와 살롱전이 등장했는데, 이는 곧 진열과 배열의 전시에서 작품의 성격과 내용을 이해하도록 도와줄 기획으로 연결되었다. 그렇게 전시의 성격이 시대와 그 시대의 요구에 따라 변화했다.

 

 

 

 

 

 

 

 

 

 

 

 

 

@'Salon des Refuses, Paris (1863) Comes to Camden Image Gallery, London (2019)', What's HOT London

 

 

 

 

 

 

 

 

 

 

전시는 한 화풍의 탄생을 촉진시키기도 했다.

 

 

 

 

 

19세기 파리의 살롱전은 화가들이 제도권 미술세계에 들어서는 등용문이었다.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로 높은 등급을 받을 경우 가장 좋은 자리에 전시되지만, 낙선할 경우 인지도와 이후 그림 판매까지 영향을 미쳤으니 당시 예술가들에게는 마치 앞으로의 경력과 인지도를 위한 필수코스처럼 자리를 잡았다. 이에 밀레, 쿠르베, 마네 등 미술사의 굵직하고 쟁쟁한 예술가들은 자신의 작품을 들고 살롱전으로 모였다.

 

 

 

 

 

그러나 살롱전은 심사위원들의 입김과 당시 선호하는 화풍이 중요한 영향을 끼쳤다. (이전 칼럼에서도 다뤘듯) 신이 아닌 일반 여인의 벗은 몸은 살롱전에서 당선될 수 없었고, 유난히 엄격했던 1863년의 살롱전은 약 5000여 점의 작품 중 3000여 점이 낙선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심사위원의 입맛에 맞지 않아서 낙선된 예술가들은 시위를 일으켰고 이는 곧 인상주의의 탄생을 촉진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이 시위에 참가한 인물들이 마네, 모네 등 인상주의 화가들이었기 때문이다.

 

 

 

 

 

 

 

 

 

 

 

@[SALON DES REFUSÉS]. CATALOGUE DES OUVRAGES...,

 Millon & Associés - TOUS DROITS RÉSERVÉS - Agrément n°2002-379

 

 

 

 

 

 

 

 

 

 

 

 

이들의 시위소식은 나폴레옹 3세의 귀에 들어갔고, 이를 계기로 '낙선전(Salon des Refusés)'이 개최되었다. 살롱전에서 낙선한 '실패한 그림'을 보기 위해 많은 관중들이 몰려들었는데, 그들은 낙선전에서 작품을 대놓고 공개적으로 비웃기도 했다. 인상주의의 거친 화풍은 당시의 화풍과 비교해보면 미완성에 가까워 보였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비웃음을 받은 마네는 낙선전을 계기로 인상주의의 시작을 알렸고, 낙선전은 인상주의를 발전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예술가들의 등용문이었던 전시회가 한 화풍의 시작을 알리는 계기까지 연결된 것이다.

 

 

 

 

 

 

 

 

 

 

 

 

@'Looking Back at Peggy Guggenheim's The Art of This Century Gallery'(2019.1.6), Widewalls

 

 

 

 

 

 

 

 

 

 

인상주의 이후 그리는 대상이 외부에서 화가 개인의 내면까지 들어오면서, 다다이즘과 초현실주의 등 다양한 화풍이 만들어졌다. 전시의 분위기도 바꿨다. 작품을 잘 보이는 곳에 설치하는 것을 넘어서, 전시의 기획의도에 맞게 공간을 구성하는 전시디자인이 중요해졌다. 혁신적인 전시 디자인들이 등장했으며, 벽과 천장, 바닥도 모두 전시 디자인의 한 부분으로 관람객을 맞이했다.

 

 

 

 

 

 

 

 

 

 

 

 

@ARTstor, http://www.artstor.og (accessed September 30, 2015)

 

 

 

 

 

 

 

 

 

 

 

금세기미술 화랑을 운영했던 페기 구겐하임(Peggy Guggenheim, 1898~1979)도 독창적인 전시 디자인을 선보였다. 그녀는 미술의 중심지를 파리에서 뉴욕으로 옮기는데 기여했던 인물이자, 미술에 대한 애착으로 여러 작가들을 후원하고 작품을 구매했던 전설적인 컬렉터이다. 

 

 

 

 

 

페기 구겐하임은 뉴욕에 '금세기미술 화랑(Art of This Century Gallery)'을 열고 유럽에서 수집했던 작품들을 선보였다. 막스 에른스트, 칸딘스키, 호안 미로 등 초현실주의와 여러 화풍의 작가들이 이곳에서 소개되었고, 그들의 작품 성격상 전시의 구성도 달라야 했다. 

 

 

 

 

 

 

 

 

 

 

 

쇼윈도 디스플레이는 만인을 위한 그림이다. 디스플레이 매니저에게 공간은 캔버스다. 상품은 물감이 되고 그는 빛과 그림자를 붓 삼아 그림을 그린다.

 

 

-프레데릭 키슬러

 

 

 

 

 

 

 

 

 

 

이를 위해 그녀는 건축가이자 조각가였던 프레데릭 키슬러와 독창적인 전시를 선보였다. 큐비즘, 초현실주의, 임시전을 위한 공간의 디자인이 다르게 표현되었다. 벽과 천장, 그리고 바닥까지 자유롭게 설치된 작품들은 공간과 어우러지며 전시를 통해 갤러리를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만들었다. 또한 잘 구성된 전시는 많은 이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물해주었는데, 그녀의 갤러리에서 열리는 전시를 보기 위해 관람객들과 예술가들이 방문한 것이다.

 

 

 

 

 

이렇게 과거 배열하고 진열하는 전시에서 기획이 들어가고, 미술품에 맞게 전시 디자인이라는 독창성까지 들어가면서 전시의 형태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London Art Fair 2020 at Business Design Centre', London & Partners

 

 

 

 

 

 

 

 

 

 

 

전시의 변화는 오늘날 다양한 화풍만큼이나 더 세부적으로 나타났다. 

 

 

 

 

 

늘 같은 공간에서 열리는 상설전, 일정 기간 동안 특정 미술품으로 진행하는 특별전, 각 미술관과 갤러리의 소장품으로 전시하는 소장품전 등 다양한 전시가 대중을 맞이했다.

 

 

 

 

 

또한 지역 또는 콘셉트별로 갤러리들의 작품이 모이는 아트페어, 2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대형 전시 비엔날레(biennale) 등도 생겨났다. 비엔날레는 이탈리아의 베네치아 비엔날레가 1895년에 시작해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니며 규모도 세계 최대이다. 베네치와 비엔날레와 브라질의 상파울루 비엔날레, 그리고 미국의 휘트니 비엔날레까지 세계 3대 비엔날레라고 부를 만큼 가장 유명하다. 한국의 비엔날레는 1995년 광주 비엔날레가 시작이며, 이외에도 3년마다 열리는 국제 미술전은 트리엔날레(triennale)로 디자인에서는 밀라노 트리엔날레가, 순수 미술분야에서는 인도 트리엔날레가 유명하다.

 

 

 

 

 

덧붙여 전시의 공간도 확대되었다. 미술관, 갤러리를 넘어서 공공미술을 위한 프로젝트형 전시들이 생겨났다. 미술을 위한 공간뿐만 아니라 카페나 대안공간, 야외 공간 등 전시의 공간도 확장되었다. 

 

 

 

 

 

 

그러던 중 2020년, 

코로나 19라는 최악의 전염병이 전 세계를 강타했다.

 

 

 

 

 

 

 

 

 

 

 

 

 

@'Online exhibitions: galleries in the lockdown', Surface Impression

 

 

 

 

 

 

 

 

 

 

2020년 상반기 전 세계의 미술관과 갤러리는 선택의 갈림길에 놓였다. 예정 전시를 그대로 진행할 것인지, 혹은 전시를 취소할지 선택해야 했다. 대부분의 전시들이 취소된 가운데, 온라인 전시가 영상의 바람을 타고 급속도로 확장되었다.

 

 

 

 

 

온라인 전시는 기존의 공간적 제약을 넘어서 다양한 기획과 구상을 할 수 있으며, 갤러리와 작품이 아닌 관람자가 중심이 되는 전시이다. 그런데 한발 더 나가서 VR로 진행되는 온라인 전시가 코로나 19로 전시를 취소해야 했던 미술관과 갤러리의 대안책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코로나에 쫓겨, 안방으로 들어온 미술품 장터 ‘온라인 뷰잉룸’(2020.09.16), 노형석 기자, 한겨례

 

 

 

 

 

 

 

 

 

 

 

 

이는 아트페어에도 이어졌다. 

화랑미술제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병행했고, 한국국제아트페어(KIAF)는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 뷰잉룸'을 시도했다.

 

 

 

 

 

비록 온라인 전시가 작품과 공간의 구성으로 만들어지는 기획 의도를 온전히 전달하기는 어려워도, 전시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형성하고 한계를 확장시키는 것이다. 온라인 전시는 공간적 제약을 뛰어넘은 사고의 확장으로 이후 전시에 대한 새로운 기대감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 VR, AR 등 가상현실 속의 전시에 대한 기획과 구성이 어떤 모습으로 만들어질지 누구도 쉽게 예측할 수 없게 되었다.

 

 

 

 

 

미술 전시의 역사는 미술사의 한 부분으로 오랜 시간 함께해왔다.

전시를 통해 예술가들은 자신이 창조한 작품을 선보였으며, 큐레이터/ 전시 디자이너/ 도슨트 등 다양한 직업이 전시를 통해 함께하고 있다. 또한 대중들은 전시를 통해 미술의 흐름을 알고 미술에 접근하고 있다. 

 

 

 

 

 

앞으로의 전시 흐름은 또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바뀔지, 가상공간을 넘어서 새롭게 소개될 전시이야기를 작성하며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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